호원병원 별관 21일 진료 시작…진료공간이 달라졌다
곡선형 진료공간·첨단 CT 갖추고 갤러리·옥상정원까지
박종국 기자
업데이트 2026.09.18 10:21

▲ 9월 21일 진료를 시작하는 호원병원 별관
[경기북부탑뉴스=박종국 기자] |
의정부 호원병원이 별관 증축을 마치고 오는 9월 21일부터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한다.
새로 문을 여는 별관은 진료 공간을 단순히 늘리는 데 그치지 않았다.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검사를 받고 휴식을 취하는 과정까지, 공간이 주는 긴장감을 덜어내는 데 세심하게 공을 들였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직선보다 곡선을 살린 실내다. 접수대와 벽면, 출입구 곳곳에 라운딩 디자인을 적용하고 베이지와 브라운 계열의 차분한 색감을 더했다.
병원 특유의 차갑고 딱딱한 분위기를 줄이고 부드럽고 편안한 인상을 주려는 공간 설계다. 몸을 치료하는 곳인 만큼 마음의 긴장까지 덜어주겠다는 생각이 별관 곳곳에 배어 있다.

▲ 곡선형 가구와 차분한 색조로 꾸민 별관 대기공간
진료부터 검사·회복까지, 환자의 움직임을 따라 설계하다
1층에는 약국과 카페가 들어서고, 2층은 외래진료센터로 운영된다. 접수·수납·상담을 비롯해 내과 진료실과 가정의학과, 여성의학과 및 여성센터, 주사·수액실 등이 배치됐다.
3층은 종합검진센터와 건강검진센터를 중심으로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초음파센터 등이 자리한다. 검진센터의 넓은 곡선형 접수대 역시 신관 전체의 디자인 흐름을 이어간다.
검사실을 각각 독립된 공간으로 나누고 대기와 검사, 검사 후 회복까지 고려해 공간을 배치한 점도 눈에 띈다. 환자가 여러 검사를 받아야 할 때 불필요한 이동과 혼선을 줄이려는 구성이다.
길 찾기에도 작은 아이디어를 더했다. 각 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닥에 원형 안내 표시가 투사돼 진료실과 검사실, 화장실 등의 방향을 한눈에 알려준다.
벽에 붙은 안내판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아도 발아래 표시를 보고 방향을 잡을 수 있다. 규모가 커진 병원에서 환자가 느낄 수 있는 불편을 세심한 안내 방식으로 보완했다.

▲ 엘리베이터 앞 바닥에 투시되는 층별 진료 안내
첨단 CT 도입…검사의 정확성과 편의성 높여
영상의학과에는 새 CT 장비도 들어섰다. 신관에 설치된 장비는 GE HealthCare의 ‘Revolution Maxima’로, AI 기반 자동 포지셔닝 기능을 갖춘 CT다.
환자의 신체 위치를 인식해 촬영 중심을 자동으로 맞추는 기술이 적용돼 검사 과정의 효율성과 일관성을 지원한다. 제조사는 딥러닝 기반 영상 재구성 기술도 이 장비의 주요 특징으로 소개하고 있다.
첨단 장비를 들여놓는 데만 신경 쓴 것은 아니다. 장비가 놓이는 검사실과 환자가 기다리는 공간, 검사를 마친 뒤 회복하는 공간까지 함께 살피면서 의료기술과 환자 편의를 연결했다.
5층 내시경센터에서도 이러한 방향은 이어진다. 여러 검사실을 각각 분리하고 회복 공간을 별도로 구성해 검사를 받는 환자의 이동과 검사 후 안정을 고려했다.

▲ 5층 내시경센터 대기실
6층에 도착하면 병원의 풍경이 바뀐다
진료와 검사를 위한 공간을 지나 6층에 올라서면 분위기가 전혀 달라진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한 층 전체가 전시공간으로 펼쳐진다. 의료공간 한쪽에 작품 몇 점을 걸어놓은 이른바 ‘병원 갤러리’와는 시작부터 다르다.
벽면에는 그림이 이어지고 공간 중앙의 이동식 전시벽에도 작품이 걸려 있다. 천장의 조명은 작품 하나하나를 비추고, 전시벽 사이로 들어오는 자연광은 공간에 온기를 더한다.

▲ 6층 전체가 '갤러리 윤영'이다. (이동식 전시벽과 조명이 특징이다)
이곳에서는 진료를 위해 어디론가 향하는 발걸음이 아니라 그림을 보기 위해 천천히 걷고, 마음에 닿는 작품 앞에 잠시 머무는 시간이 시작된다.
이곳이 바로 박향진 호원병원 이사장과 고 김민배 전 TV조선 대표의 특별한 우정과 사연이 머물고 있는 ‘갤러리 윤영’이다.
두 사람은 오랜 세월 우정을 나눴지만 한 사람은 먼저 세상을 떠났다. 남은 친구는 그가 남긴 그림이 머물 자리를 만들었고, 그렇게 두 사람의 이야기는 병원 6층의 갤러리로 이어졌다.

▲6층 전체가 '갤러리 윤정'이다. (이동식 전시벽과 조명이 특징이다)
그 사연을 알고 작품을 바라보면 갤러리의 풍경도 조금 달라진다. 한 층을 통째로 내어준 전시공간은 작품을 보여주는 장소이면서 먼저 떠난 친구를 기억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호원병원은 이곳을 일회성 전시공간에 머물게 하지 않고 작품과 사람을 만나는 문화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에게도 잠시 머물 수 있는 또 하나의 쉼표가 된다.
그림을 만난 뒤 한 층 더 오르면 하늘이 열린다

▲옥상정원 벽면이 액자처럼 뚫여 있어 의정부 시내 풍경이 사진처럼 보인다.
갤러리에서 한 층을 더 올라가면 7층 ‘호원쉼터가든’이 나온다.
나무와 화초를 심은 옥상정원에는 목재 데크와 테이블, 의자와 벤치가 놓였다. 병원 안에서 오래 대기해야 하는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이 잠시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높은 벽 사이에 사각형으로 낸 창이 인상적이다. 창 너머로 보이는 의정부의 건물과 산, 하늘이 한 폭의 풍경처럼 들어온다. 갤러리의 그림을 보고 올라온 뒤 만나는 또 하나의 액자인 셈이다.
몸을 살피는 의료공간에서 한 층 올라오면 예술을 만나고, 다시 한 층을 올라가면 하늘과 바람을 만난다.
호원병원 별관을 둘러보고 나면 이 건물이 단순히 진료실과 검사실을 더 확보하기 위해 지어진 공간만은 아니라는 점이 보인다.

곡선을 살린 실내와 직관적인 안내시스템, 새 의료장비와 독립된 검사·회복 공간은 환자가 병원에서 겪는 불편과 긴장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향으로 맞춰져 있다.
그 위에 한 층 전체를 내어준 갤러리와 하늘을 향해 열린 옥상정원이 자리한다.
진료와 검사라는 병원 본연의 기능에 문화와 휴식을 더한 것이다.
몸이 불편해 찾는 곳이 병원이다. 그래서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조금 길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호원병원 별관은 그 시간을 어떻게하면 조금 덜 불편하고, 덜 긴장되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공간으로 풀어냈다.
좋은 의료장비로 몸을 세밀하게 살피고, 그림과 정원으로 지친 마음에도 잠시 머물자리를 내어주는 것.
오는 21일 진료를 시작하는 호원병원 별관이 보여주려는 병원의 새로운 모습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기사원문] 호원병원 별관 21일 진료 시작…진료공간이 달라졌다